거창하게 미니멀리즘이나 무소유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살아가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여행하는 횟수와 시간이 늘어날수록 정작 무엇이 꼭 필요한 것인가를 경험적으로 알게된듯 하다.

시간을 가지고 수시로 이용하는 물건들을 꼼꼼하게 적어보니 100개가 채 되지 않아 깜짝 놀랐다. 물론 집과 가전제품(에어컨, 냉장고, 청소기 같은)은 따로 계산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적은 수의 물건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하다는 부분이다. 그럼 집안에 넘쳐나는 저 녀석들은 도대체 뭣이던가?

아무튼 이런 생각들은 여행을 다니면서 보다 단단해질 수 있었고 여행을 돌아오면 그간 집에서 무탈하게(?) 지내고 있던 녀석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기 시작했다. 재밌는건 언젠가는 사용할 수도 있는 이쁜 쓰레기들을 시작으로 자주 입지 않는 옷가지들도 하나씩 하나씩 내보내는 것들이 처음에는 주저함으로 한참이나 걸렸었는데 이제는 주저함 없이 쿨하게 떠나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줄어드는 삶의 도구들에 반비례해서 뭔가 편안해지는 느낌적인 느낌이다. 기분좋게 다이어트 한 후의 상쾌함이랄까.

자주 쓰는 물건들을 하나 둘씩 떠올려보니 묘하게도 하나로 관통하는 유사성이 발견된다.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난 고수가 아니라서 그런지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가려면 최선의 도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최선의 도구는 브랜드라서, 명품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쓰기 편하고 내가 쓰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고 이용할 때 행복한 느낌을 가져다주면 최고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수많은 삽질과 뽐뿌질로 구매했던 것들 중 살아남은 애장하는 물건들을 적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선택 장애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에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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