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비플레이공작소

요즈음 계속해서 한가지 주제에 관한 생각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요즈음이 아니라 이제까지 항상 그랬던것 같다.

노트에 적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분명해지는 느낌이다. 물론 수많은 장애물과 리소스들이 필요하지만 좀 더 분명하게 목표가 생긴 것 같아 해볼만한 생각이 든다.

인생액자 ‘더모먼트’는 왜 만들었어요?

아마도 제 가까운 지인들은 ‘일년액자 더모먼트’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아실텐데 처음 보시는 분들은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한꼭지 남기기로 합니다. 

사진 찍는 일을 처음부터 좋아했었습니다. 여행을 다니고,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날고하며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그 순간 함께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나누는 과정이 좋았던 기억입니다.

샘플로 만들어본 ‘더모먼트40’

이렇게 사진을 찍고 나누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느낀 것이 특별한 이벤트의 순간들도 좋지만 더 좋았던 것은 소소하게 지나가는 일상들을 가감없이 담았던 사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냅사진(candid photo)에 푹 빠졌는가 봅니다. 

사진의 대상에 관한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색깔이 정해졌는데 사진을 나눠 즐기는 방법은 계속해서 변해왔습니다. 

개인별로 사진을 메일로 보내는 것을 기본으로 디지털앨범으로 나누기도하고, 단순하게 사진을 인화해서 나눠주거나, 포토북을 만들기도 했었지요.

개인적으로 사진을 보관하는 경우에도 사진을 인화해서 다시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반적인 사이즈의 사진이라도 한번 출사를 다녀오거나 여행을 다녀오면 인화하고픈 사진이 고르고 고르더라도 4-50장은 훌쩍 넘기기 마련입니다. 액자로 만들경우는 물리적인 공간의 제약으로 더욱 선택의 어려움이 있고 말이지요.

우연히 방문한 갤러리에서 발견한 우드월 아트 – 이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더모먼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고민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자전거 여행을 하던 중 우연하게 들렀던 미술관에서 독특한 설치 미술품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 올랐습니다. 포토월이라는 카테고리(?)의 에술품들인데 압도적인 크기가 주는 감동과는 별도로 독특한 패턴에서 오는 감흥이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느낌의 액자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일년액자 더모먼트’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집에 쓸모없는 것을 두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시는데 집에 오셨다가 이 액자는 집에 둬야겠다며 가지고 가신후 지금도 거실 한켠에 두고 계십니다. 가끔 집에 들르곤하면 사진들을 보며 그 때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어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다양한 사이즈의 사진으로 레이아웃을 바꿔가며 보기편한 액자를 찾았지요.

지금과 같은 형태의 ‘일년액자 더모먼트’는 사진의 크기를 다르게 하며 보기에 적당하고, 모아 두었을 때 멋진 크기를 정했고, 다양한 레이아웃을 거치면서 적당한 비율의 액자를 만들 게 되었습니다. 듀오톤의 사진이 주를 이루고 포인트가 되는 1-2열의 사진만 컬러로 만든 이유도 다양하게 변화를 주면서 액자를 만들어보니 너무 산만하지 않게, 그리고 너무 단조롭지 않게 사진들을 구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정해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디자인을 계속 테스트하며 개선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해진 현재는 보통 더모먼트77 액자를 주로 만드는데 77장의 사진으로 만들어지는 액자는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액자입니다. 원래 사진이 그렇잖아요. 한 장,한 장이 그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모아 만들고 나면 생각보다 멋진 작품이 됩니다. 보통 받으시는 분들이 기대이상으로 큰 사이즈에 놀라고 사진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작품에 깜짝 놀라지요. 

부대 전역 방패 선물대신 만들어드린 더모먼트

지금까지 많은 주제로 액자를 만들었습니다. 회사의 경우에는 1년의 다양한 행사들과 구성원들의 사진으로 만들기도 했었고, 유치원 졸업식 때 1년 생활을 담아 개개인에게 액자로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군 전역 선물로 만들기도 했었고, 의과대 졸업 기념 액자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특정한 기간을 두고 만들어지는 액자는 77장의 사진속에 그 지내온 기간을 한눈에 알 수 있어 남다른 감동을 받으시더군요. 

그리고 제일 많이 제작하는 액자는 역시 아이들 성장 액자입니다. 돌기념으로 만들기도 하는데 제 경험으로는 결혼전부터 4-5살정도까지의 액자가 제일 이쁘게 만들어지는 듯합니다. 생활하며 핸드폰으로 찍어둔 일상, 아이들사진, 가족여행사진들이 어울어져 가족들의 이야기로 이쁘게 만들어지는 듯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조그만 꼬마아이가 군인이 되는 정말 인생액자입니다.

품에 안겨 새근새근 잠만 자던 아이가 
어느 사이에 걷고, 
유치원에 등원하고, 
아빠손을 잡고 같이 출근..


이렇듯 일상이 예술보다 멋질 수 밖에 없는 순간들이지요. 법으로 강제해서라도 이 시기에 액자를 하나씩 만들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환경이 다르고 경험하는 것들이 다르지만 그 어느 가족이나 일생에 가장 행복한 표정들을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시기는 분명합니다. 

욕심을 좀 더 내면 액자를 제작하신 분들에게는 일년에 한번씩 액자를 만드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일년에 한번, 일년동안의 일들을 액자로 만들면.. 정말 신기하리만큼 그 한해, 한해를 분명하게 기억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아 놓은 액자들은 말그대로 가족들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는 멋진 작품이 되어 집의 한 벽면을 채우게 되지요.

이렇게 ‘인생액자 더모먼트’는 ‘소소한 일상이 생각보다 멋진 작품입니다’라는 컨셉을 가지고 만들고 있습니다. 스쳐가는 일상들이 얼마나 멋진가를 보다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계속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고 선보일 예정이다.

이제는 시작해볼 만 하다.

수 년전 처음 액자를 만들었을 때는 엄청나게 많은 노동력이 들어갔습니다. 일일히 자르고 사포로 갈아내고 다시 자르고 하는 과정을 거쳤지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한 기준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물론 선물로 받으시는 분들은 감사하게도 좋아해주셨지요.

일반적인 액자틀을 만드는 것과 다르게 블럭을 만들고, 이를 정교하게 결합하고 여기에 편집한 사진들을 잘 재단하고 빈틈없이 붙여나가는 작업은 생각보다 많은 디테일을 요하는 작업들입니다.

사진을 재단하고 우드락 위에 배열하는 중..

처음 만들었던 액자를 지금 보면 참 엉성하기 짝이 없었네요. 그래도 사진 자체가 주는 힘이 너무 컸었기 때문에 다들 좋아해주신듯 합니다.

여하튼 액자를 하나, 둘 만들면서 나름 요령도 생기고, 보다 정교하게 작업할 수 있는 여러가지 장치들과 지그들을 생각해내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받으시는 분들은 처음 액자나 지금 액자를 언뜻보면 같아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제야 시작해 볼 만한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평소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액자를 만들어 선물하는 덕질까지..

액자속에 들어갈 사진이 얼마나 멋진 작품인지를 알기 때문에 거기에 어울릴만큼의 액자를 만들기위해 더 많은 것들을 개선하고 고급스럽게 만들고 싶은 고민을 항상 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해결할 꺼리는 많이 있지만 누구나가 집에서 행복한 순간들을 뒤적이며 액자를 만들 수 있도록 키트 형태로 개발하는 것이 현재 가지고 있는 목표입니다. 앞으로 계속 지켜봐주세요.

24onair-ing

24onair.com 도메인은 대학교 때부터 사용했으니 벌써 20년 가까이 된 도메인이다. 그간 블로그로 쇼핑몰로 유용하게 잘 써먹었었다. 개인적인 데이터들을 모아놓는 곳이기도 하고..

며칠전부터 이상하게 느려지는 사이트에 한번쯤 DB를 정리해야겠구나 마음먹고 있던중, 조금 시간이 있어 항상 이용하던 백업 플러그인으로 한번에 쭈욱 다운 받아두고, 깔끔하게 서버를 리셋하고 다시 백업 파일을 업로드했더니.. 복원이 안된다는 문구만 덜렁…

황망함에 잠깐 멍하니 있었는데.. 생각보다 담담한 느낌이다.
많은 기억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사라져-정확히는 백업 화일이 있으니 어떻게든 살릴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지고-버렸지만 그 모든 것들을 경험하고 적어낸 것이기에 다시 돌아볼 수 없는 부분을 제외하면 그 경험들은 그대로 내 안 어딘가에 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많은 시간이 있으니 재미난 것들을 또 채워나가지 뭐..
너무 긍정적인가? 아무튼 이렇게 강제적으로 리부팅… 그래도 여전히 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