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시킨다면 그 때부터 브랜드는 시작된다. 참 인상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글이었다. 동시에 지지부진한 브랜딩 작업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문구라서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기대했던 내용과 조금 결이 다른 내용이라 아쉬웠지만 제목만으로도 많은 생각할거리를 떠올렸다.
취미로 간간히 만들어 선물했던 액자를 더모먼트 액자란 이름으로 만든지가 이제 일년이 좀 넘는다. 요즘은 고고만춘이라는 이름 액자를 만들고 있는데 조금은 계륵같은 느낌이다.
내가 만든 액자라서가 아니라 액자를 만들어 선물해주면 너무나 좋아한다. 단순한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에 개인적으로 소중한 사람들에게 만들어 선물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하지만,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보면 좀 애매하다. 물론 제작되는 액자의 수량이 늘어날 수록 액자의 만듬새는 나아지고 시간도 단축되고 있지만 뭔가 아쉽다.
액자를 제작하는 과정은 일이라기보다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즐거운 과정이다. 그 제작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추억의 당사자가 아닌 내가 빼앗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을 어떻게든 원래의 주인에게 넘겨주고 싶은데 생각만큼 좋은 방법을 못찾았다.
이 과정은 상품의 성격을 규정짓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부분에서 볼 때 직접 제작해서 납품하는 방식에서 간단하게 스스로의 추억을 담은 액자를 만들 수 있도록 풀어야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건축관련 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지만 뭔가를 직접 만들기를 좋아하는 덕분에 이것 저것 만들어본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집을 짓는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인듯하다. 개인적인 관심으로 목조주택 빌더 과정과 작은집 건축학교를 수료하며 대략적인 과정을 경험하고 가구제작을 하면서 직접 집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점점 선명해지면서 이것 저것 필요한 자료들을 모으면서 집을 짓는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지를 느낀다.
하지만 큰 빌딩이 아니라 2층 이하의 20평 정도의 집이라면 조금은 부지런히 개인적인 노력으로 자료를 모으고 최소한의 도움으로 집을 짓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닌듯이 보인다. 물론 다른 것들과 다르게 집을 연습삼아 지어볼 수는 없기에 선뜻 시작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불어닥치는 타이니 하우스에 대한 열품은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거창한 의미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스스로 주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개인적인 소망이 더해진 것이리라 생각한다.
언제 마무리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조그만 집을 짓는 과정을 잘 기록하고 거기에 필요한 자료들을 잘 정리해두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이렇게 모여진 자료들이 조금 더 다듬어지고 쌓이면 한권의 책꾸러미로 꾸며져 마련한 조그만 땅에 따라하기만 한다면 내가 필요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집을 지어야 겠다. 딱히 맘에 드는 집이 없어서라기보다는 – 사실 예산이 무한정이라면 맘에 드는 집을 찾을 수야 있겠지만 – 내게 필요한 딱 그 집이 없어서 이런 생각이 들었나보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나 인생에서 중요한 이벤트로 꼽는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내 집을 가진다는 것이 제일 큰 과업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일반적인 회사생활로는 십년을 훌쩍 넘어서는 근무를 해야 겨우 내 한몸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이다. 감당 못할 집값 때문이지만 그를 위해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희생하고 있다. 행복한 생활을 위해서 행복을 저당잡히고 집을 구할 때까지 모든 것을 유예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이다. 만들어진 집을 사는 것도 이렇게 큰 인생의 이벤트인데 집을 직접 짓는 것은 그 난이도나 복잡성에 있어서 다른 레벨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한번 그 과정을 기록해 보기로 했다. 아직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시작하기전에 준비해야할 다양한 것들을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볼 예정이다.
요즈음 부쩍이나 개인 취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더불어 이러한 취향을 공유하는 여러가지 모임들에 대한 관심 역시 그 어느때보다 높다.
소셜살롱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현상이 이러한 관심의 증가를 말해준다. 왜일까? 갑자기 없던 취향이 생긴걸까? 왜 서로들 만나지 못해 갑자기 안달이 난걸까?
우선 온라인 SNS 서비스의 피로감을 들 수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다양한 SNS 서비스들이 이제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단순하게 흥미를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생활속에 깊숙히 파고들어 언제나 확인하고 살펴보는 서비스가 된 것이다. 온라인에서의 서비스가 익숙하다 못해 그 피로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화면 저너머의 익명의 사람들을 위해 올리던 글과 사진들에 피곤해하고 또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스스로의 방어기재들이 늘어나면서 뭔가 나와 동일한 느낌의 사람들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람들을 찾는데에 동일한 SNS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아이러니는 있지만 여하튼 이렇게 찾아낸 나의 동지(!)들을 만나 그간의 아쉬웠던 부분들을 채워나간다.
그리고 1인 가구의 증가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이유는 또다른 주제라 넘어가고 이렇게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그 결과로 좀 더 느슨한 관계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듯하다.
사회적인 분위기로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존중은 점점 높아지고, 이러한 결과는 회사에서의 워라벨까지 이어지고 그 결과로 졸업 후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관계의 원천이던 회사는 더이상 그 역할을 못하게되면서 사회에서 관계에 대한 필요가 생겨나게 되었다.
물질보다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 한정된 재화를 보다 가치있게 사용하는 것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조금 더 가격이 나가더라도 내가 존중하는 가치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지구의 환경을 위해서라면 조금의 불편함도 감수할 수 있고,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도움이 된다면 분명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 소비를 통해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소중한 것들 중에 개인의 취향은 더할 수 없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그 가치를 경험하기위한 모임들에 모여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내가 관계하고 있는 것들로 인해서 나를 규정하는 행위는 어쩌면 이전에 내가 소비하는 브랜드로 나를 규정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경험’으로 대체한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그 경험은 한장의 사진, 서비스의 공간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은 여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겐 남아있는 숙제임이 분명하다.